칸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알싸한 와사비 맛의 감각, 예술.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미적 예술임이 분명할 것으로 기대되는 어떤 작품들에 관하여, 설사 거기에 취미의 점에서는 아무것도 비난할 만한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이 영혼을 결여하고 있다’고 말하는 일이 있다. 어떤 시는 매우 곱고 우아할지는 모르나, 영혼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있다……" I. Kant, 판단력 비판. 대학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어느 봄날, 여느 때처럼 고시원 방을 뭉개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괜시리 일찍 잠에서 깨어 조조할인으로 이창동의 밀양을 보았다. 오후에 알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가 끝나고 눈이 아플 정도로 강렬한 봄날의 햇볕을 맞으며 진부한 표현을 빌리자면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극장 앞 순대국 집으로 가서 정신없이 막걸리 잔을 비웠다. 영화의 마지.. 이전 1 다음